‘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라는 문구가 저절로 생각나게 해주는 책.
작은 개미 한 마리, 잡초 하나도 함부로 뽑거나 살생을 하지 않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생이 반복된다는 불교의 ‘윤회사상’에 따라 현재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 그 어떤 하찮은 미물이라 할지라도, 고귀한 삶을 살아야할 이유가 있는 것이며, 함부로 무시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어떤 하나의 사물을 보았을 때 그 사물이 존재하는 이유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있는 자와 모르는 자의 그 사물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를 것이다.
단순히 ‘길 위에 절을 세우고, 정성스런 마음과 자세로 부처님을 받들고, 공경하는 경건한 곳’이라 생각했던 절이었는데, 그 속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 거리들을 말없이 품은 채, 절을 애워싼 공기와 나무를 아우르는 자연을 벗 삼아 맑은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그러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어디에서 들을 수 있었겠는가? 특히나 매번 가는 절이 아니라면 더 더욱더 알 수 없었을 이야기들...
이 책의 주인공은 ‘절’뿐만이 아니다. 절에 관련된 역사는 절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을 통해서 그 누구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였을가? 필자는 ‘절’이외의 주변 사물로 시선을 돌려보았다. 절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나무 한그루, 새 한마리 까지도 금새 어깨동무를 하며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는 우정 돈독한 친구로 만들어 버리는 필자의 필법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과 ‘자연’과 ‘절’이 오묘하게 엮여서 3박자 장단에 맞춰 우리내 인생에 신명나는 가락을 들려주는 듯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자꾸만 머릿속에서 멤도는 풍경 하나가 있다. ‘촉촉히 내린 비에 젖어 방울방울 금새라도 떨어질까 긴장시키며 잎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빗방울, 시커멓게 색을 바꾸고, 매끈하게 잘 빠진 반질반질한 기왓장들... 고인 물이 튈새라 질퍽한 마당을 조심스레 콩콩 뛰어가는 동자승...’ 오랜만의 단비에 몸단장을 마치고 자연의 향으로 향수까지 뿌리며 잔뜩 멋을 부린 사찰의 모습이 떠올라 지금이라도 당장 산속 조용한 사찰로 뛰어 가고 싶어졌다.
갖가지 사건 사고, 인간의 질투심과 욕심으로 우리네 삶이 팍팍해질 때, 웃음보다는 한숨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온갖 걱정 거리들을 베개삼아 머리에 한가 득 채우고 잠자리에 들게 될 때, 아침 이슬을 친구삼아 느긋하게 사찰로 산책을 나가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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