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죽음을 묻는자, 삶을 묻다
지은이 : 토마스 린치
옮긴이 : 정영목
페이지 : 398
출판사 : 테오리아
한 줄 소개 :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시인. 그가 들려주는 죽음 그리고 삶에 관한 명상
'죽음을 묻는 자, 삶을 묻다'
이 책은 그야말로 도서명을 본 순간 필이 꽂혀 무언가에 홀린 듯이 읽게 된 책으로 미국의 시인이자 장의사인 토마스 린치가 죽은 이들의 염을 하고, 장례절차를 밟으며 느낀 점들을 삶 속으로 끌고 와 시인적 감성으로 풀어낸 도서이다.
장의사와 시인이라는 직업군이 무언가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저자가 장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기에 좋은 시를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삶! 즉 인생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이 죽고 사는 것을 과연 누가 조절(?) 혹은 관리(?)할까? 우리에겐 삼신할미와 저승사자가 있어 그들이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이승에서 저승으로 데려가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삼신할미와 저승사자는 실제로 존재할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첫 번째 테마인 '장의, 산 자를 위한 의식'파트를 매우 공감하며 읽어내려 갔다.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인 돌잔치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쩌면 기억조차 못 할 주인공 아이보다는 실질적으로 부모에 초점이 맞춰지듯 장의 절차는 계속해서 살아갈 죽은 자의 남은 가족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함이 더 크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회&문화 또한 변하기 나름이다. '오줌을 누는 것과 장의 운동을 집 안으로 가져올 무렵, 출산과 결혼과 병과 죽는 것은 밖으로 밀어냈다.'라는 저자의 말에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출산과 장례는 모두 집안에서 이뤄졌었고, 뒷간은 멀수록 좋다고 말하던 시절이 언제였었나 싶다. 기술과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문화가 바뀌고 이는 사람의 의식마저 바꿔놓았으니 참으로 재미난 세상인 게다.
'수천 년 동안 유지되어온 고객당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 어떤 광고를 해도 장례식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 돈이 생기면 고가 상품을 쇼핑해도 장례식은 절대 찾지 않는다는 매우 무게 있는 진실에 대한 작가의 글들을 읽으며 평상시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매우 다양한 사건 사고들에 의해 황당하게 혹은 잔혹하게 때론 의롭게 숨진 고인의 시체를 처리해야 하는 장의사 아버지를 둔 탓에 자식들은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얌전하게 지내야만 했다는 에피소드는 하나의 직업병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죽음과 삶에 대해 그리고 장의사라는 가깝고도 멀었던 직업에 대해 폭넓게 각해볼 수 있었던 매우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 (좌) 이 책의 목차. (우)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파트인 '장의, 산 자를 위한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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