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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음절의 매력 - 도서 "휘"

생각하기~★/독서 일기

by 달래~♡ 2017. 5. 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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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휘
지은이 : 손솔지
페이지 : 252
출판사 : 새움
한줄 소개 : 아무도, 아무것도 아니었던,어떤 사람들...
                     자신의 언어를 찾는 순간,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참으로 독특한 책을 만났다. 소설 제목은 '휘'
바람빠지는 소리 휘.. 하지만 뭔가 가벼이 자유로울것도 같이 느껴지는 음절이다.
  소설은 모두 8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휘, 종, 홈, 개, 못, 톡, 잠, 초'로 모두 외자로 되어있다. 특히나 이 1음절의 매력을 최대한 이용! 제목의 동음이의어들이 계속 떠올랐다. 어쩜 이리도 한음절로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언어적 마술을 구사했을까 싶은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1989년생이라는 작가의 나이가 놀랍도록 작가는 지금 현재 어디에서인가 벌어지고 있을 선명한 일들을 소설속으로 끌고와 비현실 인듯 현실같은 현실을 비현실 처럼.. 혹은 현실 인듯 현실아닌 비현실을 현실 처럼 섬세한 필체로 감성의 입김을 불어넣어 생명력을 살려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인생이란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휘... 과연 바람이 빠져 나가듯 좋은 기운이 빠져 나가는 글자일까?
  종... 과연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일방적으로 당해야하는 노예같은 존재를 뜻하는 글자일까? 끝남을 의미하는 단어일까?
  개... 개는 강아지일까? 그 아이를 가르키는 걔의 의미일까..
  그리고 이어지는 못과 톡..킬힐의 높은 굽이 마치 못과 같다..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 톡.. 사람은 과연 보고 싶은대로 보며 살까~ 아니면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마주하며 살까?
  이 소설은 음성적, 의미적 동일성과 차이점의 묘미를 잘 살린 소설! 한음절의 매력을 듬뿍담은 소설이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이중성의 외줄타기 같았다고나 할까?
  이 소설의 특징이라면 마지막엔 소외계층(관리가 필요하지만 그 어떤 구원의 손길도 받지못해 방치된 힘 없는 늙은 남자 노인/보살핌이 필요하지만 보호자 없이 세상에 내버려진 어린 여자), 지하/모텔방이 거의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들이 뿜어내는 음습하고, 축축하며, 우울한 분위기는 어떠한 부분을 강조하고자 설정해둔 장치인지 잘 모르겠다.
  TV에서는 밝고 건강한 모습이 주를 이루지만, 현실속 주된 우리의 모습은 하루 하루 버티기 힘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그런 사람, 동물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는걸 말하고 싶었던걸까?
  소설속 한 장면을 마치 크나큰 스크린을 가득 채운 영화만큼이나 현실감 넘치게 빠짐없이 섬세하게 묘사하고 감정의 변화를 부드럽게 잘 그려낸 작가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작가의 머리와 마음속에 어떤 세상이 자리하고 있기에 이리도 젊은 나이에 이처럼 원숙미 넘치는 소설을 썼는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녀의 능력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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