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라하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절대 권력자로 ‘신(神)과 같은 존재’라는 이미지로 나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이렇듯 막강한 파워를 겸비한 왕의 여자가 되기 위해 그 시대의 여성들은 ‘장희빈’이 그러하였듯이 왕후의 자리에 앉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였을 것이며, 집안이 든든하여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일반 여성들은 후궁이 되어 궁궐로 들어가고자 하였을 것이며, 이도 할 수 없었던 여인들은 궁녀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였을 거라 생각하였다.
‘궁궐에 입궐하다’는 것은 현대로 치면 ‘공무원이 되다’라는 뜻과 일맥상통하여 어느 정도 보장되고, 편안한 삶을 살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 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궁녀’는 지금 말로하면 ‘3D업종’중의 하나로 서로 기피했던 직업이었으며, 궁녀가 된다 하더라도 왕을 가까이에서 보필한다는 것은 지극히 소수의 사례일 정도로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의자왕과 삼천궁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왕은 엄청난 수의 궁녀들을 거느렸을거라 생각하였는데, 이 또한 잘못 전해진 사례로 100여명을 넘겼던 시기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궁녀의 수는 적었으며, 이는 왕의 영향력이 세지는 것을 두려워한 신하들의 견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궁녀들의 수를 늘리려는 왕과 그것을 견제하기 위한 신하들. 이런 정치적 배경으로 생겨난 ‘궁녀 아닌 궁녀’인 무수리, 비구니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는 여자들도 생겨났다. 궁녀들은 속세의 때가 묻기 전, 세상물정 모를 아주 어린나이에 입궁하여 엄한 규율과 감시속에서 궁궐내 예법에 대해 배우며 자유롭지 못한 삶 속에서 자신의 일에만 매진해야 했다.
‘왕의 여자’중에 최고는 단연 ‘왕후’이다. 지금과 달리 여성의 외모(겉모습)보다는 내면의 모습인 자태와 덕을 두루 살펴 왕후를 간택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너무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 왕의 총명함을 흐릴 수 있다는 판단에 그리된 것이라 하는데, 왕후의 자태가 어떠하였는지 그 모습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겉모습의 화려함에 현혹되지 않고, 사람된 됨됨이와 그녀가 가진 덕을 두루 살폈다는 점이 오늘날 우리들이 배워야할 점이 아닌가 싶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여인이 있을 것이다. 바로 장희빈! 장희빈은 역사서에 아름답다고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겸비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든든한 배후세력까지 갖추었으니 그녀의 욕심은 어찌보면 당연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궁녀’로 선발되어 승진되는 과정, ‘후긍’으로 입궁하여 살아가는 여성들, ‘왕후’로 간택되거나 승진된 여성들의 삶. ‘궁궐’이라는 동일한 공간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들어가게 되고, 또 각기 다른 일과 대우를 받으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실질적인 모습과 그녀들의 비밀스런 뒷이야기까지 두루 정리해 놓은 책!
특히나 얼마 전 프랑스에서 반환된 ‘조선의궤’로 인해 조선시대 궁궐모습에 대한 호기심이 최대로 높은 시점에서 많은 호기심과 그 시대의 궁궐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사극을 보아도 그렇고, 역사서를 봐도 그렇고, 항상 ‘왕’을 중심으로 궁궐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한번쯤은 ‘왕’이 아닌 ‘궁궐속 여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초점과 시각으로 역사를 이해해 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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